반갑습니다! 글 쓰면서 개 키우는 사람입니다 :)
오늘은 이야기를 만들기에 앞서서 가장 기초적으로, 필수로 해야하는 작업인 '캐릭터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목차
첫 번째: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정하기
두 번째: 모티브 캐릭터 정하기
세 번째: 좋아하는, 유명한 작품의 캐릭터 분석하기
네 번째: 사건 속에 던져넣어 보기
다섯 번째: 디테일 확립하기
여섯 번째: 캐릭터 분리하기
일곱 번째: 캐릭터 합치기
여덟 번째: 성별 체크
아홉 번째: 이름 지워보기
열 번째: 캐릭터 삭제하기
오늘은 첫 번째 ~ 다섯 번째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캐릭터 만드는 10가지 방법
첫 번째 :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 정하기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입니다만... 원래 삶의 진리는 모두 뻔한 법입니다.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적이 잘 나오듯,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그러니까 <기획 의도>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야 캐릭터를 잡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캐릭터가 곧 기획의도가 되기도 합니다. 모티브 캐릭터로부터 영감을 받아 "아, 난 저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혹은 "난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라는 기획의도해서 "세상이 억까하는 어떤 한 남자"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추가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 정해야 주인공의 선/악을 결정할 수 있고 결말까지 자연스럽게 도달됩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 뭘 해도 안 되고 온 세상이 이 남자를 억까해 > 이 남자는 결국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불공평한 세상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버릴 것이야. (예시를 들고 보니 너무 어두운 내용이군요...ㅋㅋㅋㅋ)
두 번째 : 모티브 캐릭터 정하기
주변에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봅시다! 이 단계는 초보 작가들에게 특히 유용한 방법입니다. 창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것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다양하게 써먹는 지가 창작의 관건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때문에 자신이 순수 창작으로 만들어 낸 캐릭터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쉽사리 무너질 수 있습니다.
모티브 캐릭터를 잡아두면, 그 캐릭터가 어떻게 생각할 지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와 캐릭터 둘 다 일관성이 생깁니다!
여러 상황,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를 생각해봅시다. 만약 고기가 한 점 남은 상황에서... 내 친구 A는 어떻게 행동할까? 내 친구B는 어떻게 행동할까? 우리 아빠는? 엄마는? 동생은? 나는? 하나 더 상상해봅시다. 지나가는 사람이 갑자기 시비를 걸었을 때, 앞서 말한 인물들이 어떤 행동을 보일까?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일관성 있게 행동한다."
모티브가 없다면 다른 사람의 눈에 내 이야기 속 캐릭터가 어쩔 땐 아빠처럼, 어쩔 땐 친구B처럼, 어쩔 땐 동생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모티브 캐릭터를 잡아서 그것을 변형하여 설정하고 사건 속으로 넣어봅시다!
세 번째 : 좋아하는, 유명한 작품의 캐릭터 분석하기
명작은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명한 작품의 캐릭터들을 분석해보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해리포터>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더불어서 <나루토>도 정말 좋아합니다. 왜 이 두 작품을 갑자기 이야기 하는가? 바로, 캐릭터의 틀 때문입니다. 두 작품 다 세 명의 메인 주인공이 존재합니다. 남자 두 명에 여자 한 명이라는 구성도 같습니다. 둘 다 주인공이 비극적으로 부모를 잃고 살아가는 고아이고, 선택 받은 아이라는 포지션으로 유명세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두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구조와 구성이 정말 비슷합니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캐릭터적인 차이 때문에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해리포터>의 주인공인 해리와 <나루토>의 주인공인 나루토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메인 빌런에 의해 부모가 살해당하고 고아로 남겨지지만, 몸 속에 신비한 힘이 깃들어 유명세를 갖는다.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겠죠? 둘 다 뒷말이 생기고 시기하는 세력과 좋아하는 친구들이 생기며,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합니다. 잊을 수 없는 스승이 존재하고, 주변 사람의 죽음을 겪어야하죠. 하지만 스토리가 완전히 달라보이는 이유는... 두 캐릭터적인 차이 때문인데요.
나루토는 밝고 활기찬 성격이며 포기를 모르는 남자(정대만 아님)입니다! "포기하라고 하는 것을 포기해라!"라고 하는 대사까지 있을 정도이지요. 쓸쓸하게 혼자 자라 외로움이 있지만, 그것을 최대한 티내지않고 밝은 모습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위험에 쳐했을 때 앞장 서서 행동하며 든든한 행동파, 혹은 정신적 지지자가 되어주죠. #끈기 #열정 요 두 가지를 키워드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해리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입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부모에 대해 알려고 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정의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교칙 정도는 가뿐히 어기며 더 큰 대의를 위해 자신의 작은 일들(시험이나 교칙위반 등)은 그냥 내팽겨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주 정의롭고 용감합니다. #용기 #정신력 요 두 가지를 키워드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위와 같은 것들 때문에 두 이야기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나루토>는 부모의 원수를 갚는 것에 관심이 그다지 없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며,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동료들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살아갑니다. 때문에 그는 끝 없이 성장해야하고 끝 없이 강해져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겪지만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안에 있는 구미까지 이겨내고(풍둔 아가리술) 엄청나게 강해진 다음, 결국은 닌자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빌런을 물리칩니다. 친구의 마음까지 되돌려 화해를 하게 되죠. 긍정의 힘이 승리한 것입니다!
<해리포터>에서 해리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해하며, 자신이 마지막 최종 빌런을 물리쳐야하는 사람임을 스스로 깨우치게 됩니다. 자신이 강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가며 하나하나 사건을 해결해나갑니다. 해리는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고 싶어하고, 그를 없애고 싶다는 열망이 아주 큽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희생되어가는 것을 끔찍이 싫어합니다. 결국 해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포기할 줄 아는 용감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렇게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내 캐릭터에는 어떤 시련이 주어지는가? 그리고 이 캐릭터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이 캐릭터가 시련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하고, 앞으로 취할 행동은 무슨 방향으로 향해있는가? 이런 것들을 제가 좋아하는 작품에 대입해보죠. 만약 내가 해리포터를 썼다면? 만약 내가 나루토를 그렸다면?
네 번째 : 사건 속에 던져넣어 보기
제가 작가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어떤 사건 속에 캐릭터를 던져도 1초 만에 그 캐릭터의 행동/대사가 나와야한다, 라는 말입니다. 제가 쓴 <에이틴>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복권에 당첨됐다, 라는 상황이 주어지는 것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 대해 제가 만든 캐릭터들이 할 행동들을 아주 쉽게 나열할 수 있습니다. 도하나는 바로 친구들과 이 기쁨을 나누며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고 부모님과 상의할 것입니다. 김하나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할머니와 이사를 가겠죠. 남시우는 도하나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며 갖고 싶은 게 있냐 물어볼 것입니다. 하민은 집을 나갈지도 모릅니다. (독립해버리기)
이는 나중에 대사를 쓸 때도 아주 큰 역할을 하는 데요, 이에 대해서는 '아홉 번째 : 이름 지워보기'에서 자세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다섯 번째 : 디테일 확립하기
콧털이 몇 개인지, 손톱이 짧은지, 머리카락이 곱슬인지 생머리인지까지 정할 차례입니다. 뭘 이렇게까지 정하나? 싶을텐데요. 보통 많이들 하는 실수가 캐릭터의 성격, 이름, 취미, 배경 정도만 잡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시작을 해도 됩니다만, 이야기를 쓰면 쓸 수록 디테일이 떨어지는 위험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부터 디테일하고 탄탄하게 잡고 시작하면, 이야기에도 디테일이 생깁니다. 아래는 제가 캐릭터를 만들 때 썼던 요소들 중 일부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말 / 가장 싫어하는 사람 / 자주 하는 행동이나 습관 / 취미와 이유 / 트라우마 / 가장 행복했던 기억 / 목표와 목적 / 방해 요소와 장애물 / 내적, 외적인 상징성
만약 제 캐릭터를 모티브로 잡은 '지연'이라는 캐릭터가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위의 요소에서 지연은 이런 특징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 잘 한다 / 퇴사한 회사 직원 / 다리 떨기 / 게임, 생각하기 싫을 때 / 어렸을 때, 물고기랑 눈 마주친 거 / 첫 사랑과 재회한 것 ... 등등.
이러면 이 캐릭터가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에 위와 같은 요소들을 적재 적소에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물고기랑 눈 마주친 것 때문에 회 먹는 걸 싫어하는데, 전남친이 만남 장소로 횟집을 선택하는 사건이 생긴다든지 하는 것들이죠. 만약 이게 판타지 스릴러라면? 지연의 몸 속에 다른 영혼이 들어가 있는 설정일 때, 원래 다리를 떨던 지연이 다리를 떨지 않고, 물고기랑 눈 마주친 것이 트라우마였던 지연이 '아쿠아리움'을 가자고 제안함으로서 이 사람이 지연이 아니라는 떡밥을 줄 수 있죠. 캐릭터 디테일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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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응원 부탁드려용
궁금한 게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용 :)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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