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우리집은 보조작가가 오면 같이 합숙 집필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여러대 있는 사무실 형식인데 물론 여러 게임들이 설치되어있다. 롤을 즐겨하는 나와 보조작가는 일이 끝나면 늘 롤을 몇 판 하고 잤었는데, 보조작가가 자취방으로 독립을 한 후에는 같이 롤을 즐길 시간이 얼마 없었다.
근데 갑자기 자기 롤 할 거면 불러달라고 하길래 부름. 부른 김에 잠깐 같이 일 함(?) ㅋㅋㅋ 같이 저녁도 먹고 롤 미친 애들처럼 하다가 갑자기 12시에 졸리다고 가버린 그녀...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e스포츠팀인 t1의 이벤트 매치를 새벽 5시까지 보다가 잤다.
일요일
여러가지 잡무를 처리하고 에세이 집필을 좀 하다가 이때쯤이면 일어났겠지 싶어서 오후 2시에 전화를 했다. 자고 있던 그녀... 내가 롤 하러 오라니까 4시쯤 온다더라. 안 올 것 같더라.
내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는 5시에 일어났고, 내가 걍 쉬라했다 ㅋㅋㅋㅋ 그래서 난 랭겜을 즐겁게 돌렸다. 그녀는 랭겜을 안 하는 칼바람충이기 때문이다. (랭겜=점수 올리는 거 / 칼바람=재미로 하는 거)
월요일
아침부터 손님이 집에 방문해서(집 내놔서 집 보러 옴) 예상에 없던 이른 기상을 한 나는 한 번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는 병에 걸렸는데, 다시 잠들려고 누웠다가 폰질만 주구장창했다. 이럴 거면 일이나 할 걸 그랬다- 하는 찰나에 잠이 들었고 보조작가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내가 뭔가를 설명하려 했는데 자꾸 그녀가 말을 끊고 "아니 작가님 좀 들어보시라니까요."라면서 자신의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라고 하던 그때 진짜 현실에서 보조작가가 출근하였다. 그래서 꿈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잠을 못 잔 것과 너무 졸려 죽겠는 것 + 밥 뭐 먹지 고민하면서 "빨리 고르라고 좋은 말로 할 때"라고 했더니 "작가님 제가 꿈에서 그런 것 때문에 지금 그러시는 거예요?"라고 물어서 웃겼다.
일을 열심히하고 그녀는 알바를 하러 퇴근했는데, 내가 편의점에서 맛있는 거 사줬으니까 나가는 길에 쓰레기 버려달라했는데 안 버리고 갔다. 흑흑.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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