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글 쓰면서 개 키우는 사람입니다 :)
상황 : 드라마 작가와 보조 작가가 함께 합숙하며 드라마 작업 진행 중. 같이 작업한지는 1년 넘었고, 본격적으로 보조작가 한 지는 한-두달 정도 됨.
Q. 일 하는 거 어떤가요?
A. 재미있는데요. 막히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Q. 뭐가 막히나요? 변기?
A. 이럴 때 막막해요.
Q. 뭐가 막히나요?
A. 재밌게 쓰고 싶은데... 스킬적인 부분이 모자란 것 같아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Q.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A. 작가님한테 찡찡거립니다.
Q.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A. 설거지... 제빙기에 얼음 정리... 빨래 개기... 대본 줄정리... 맞춤법 검사... 씬넘버 맞추기... 등등... 잡다한...
Q. 잡일들이 부당하다 느낀 적 있나요?
A. 아뇨. 그런 것들을 안 하면 할 게 없는데요?
Q. 마땅히 본인의 일이라는 건가요?
A. 그쵸.
Q. 나중에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A. 어어.... '차신환 유니버스'가 있는... 그런 세계관이 있는 아주 큰 작품을 하는... 그런 작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뮤지컬화, 영화화, 아주 트랜스미디어에 정점을 찍어버리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Q. 메인 작가에게 바라는 점
A. 롤 자랭 같이 돌릴 때 한숨 쉬지 말아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한숨 쉬었나?)
Q. 이 작가팀의 가장 마음에 드는 구석
A. 제빙기! (얼음 콸콸!) 끊임없는 얼음! 멈추지 않는 얼음!
Q. 메인 작가의 장점
A. 막히는 그 어떤 부분을 말해도 모두 해결해주고 해결 방법이 늘 있어서 상당히 마음이 편하다.
Q. 메인 작가의 단점
A. 뭐든지 세 번씩 물어본다. 나는 예의상 알겠다고 한 거 아닌데, 자꾸 확인함. 난 그런 사람 아닌데. 예를 들면...
"게임 같이 할 거야?"
"네"
"같이 하기 싫음 안해도 돼"
"한다니까요?"
"딴 거 하고 싶음 해도 되고."
"아니, 한다니까요?"
이러다보면 작가님을 자꾸 친구처럼 대하며 짜증내게 만듦. 사회생활에 맞지 않는 불경한 단어를 쓰게 만듦.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들어라, 이 우매한 중생들이여. 작가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거도 다 생각했다는 것을 명심하시오. 그냥 재밌게 드라마 봐주면 됨."
갑자기 질문자 바뀜
보조작가 : 이게 끝인가요? 더 질문 쥐어짜내주세요. 아쉬워요.
작가 : 알았어... 기다려봐...
Q. 작가를 하게 된 계기
A. 대학생 때 작가님의 실전대본강의를 듣다가, 또라이 콜렉터 작가님의 눈에 들었다. 화장실의 볼 일을 보는 중 전화를 받고, 제의까지 받아버렸습니다. 그렇게 납치되었습니다.
Q. 작가하기 X 같을 때
A. 이유 없이 바꾸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 '암튼 모르겠고. 이건 좀 그래.'라고 하면 힘듦.
Q.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A. 따집니다.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래도 말이 안 통하면... 욕하면서 수정...
Q. 요즘 힘든 점
A. 나의 단점을 나도 잘 알겠는데, 그걸 고치기가 쉽지 않다고 느낌
Q. 일 하면서 가장 긴장될 때
A. "작가님 확인해주세요."하고 작가님이 내 파일을 키고 보고 있을 때... 그때 화면을 끕니다... 작가님이 드래그 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작가는 파일 읽을 때 스타 하듯이 무한 드래그 하는 습성이 있다) 작가님이 이후에 "이 부분 있잖아."라고 하면 다시 화면을 키고 황급히 봅니다.
+ 피드백 파일을 열기 바로 직전
Q. 가장 행복할 때
A. 작품이 물리적으로 이 세상에 공개 되었을 때 (왜냐면 그때부터는 진짜 손을 떼도 되니까... 후일담이나 퍼뜨리고 다니면서... 휘파람이나 불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주면 행복함
Q. 보통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요? (일하는 방식)
A. 일단, 작가님이 저를 깨우십니다. 제가 잠이 많아서. 화장실을 갔다가 몸무게를 잽니다. 컵을 들고 얼음을 담고 와드(작가님이 키우는 개)에게 얼음을 주고 컴퓨터를 키고 책상에 앉습니다. 해야할 것을 보면서 잠시 뉴스를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하니까... 어제 야구(야빠임)가 이겼으면 하이라이트 좀 보고... 암튼 이러다가 일을 시작합니다. 후에 알바를 다녀와서 또 일을 하다가 "작가님 확인 한 번 해주시죠."라고 하면 작가님이 "기다려봐."라고 하면 기다리다가 파일 수정사항을 받고 작가님이 "꺼져"라고 하시면 자유시간을 갖습니다. 유튜브를 본다든지, 스포츠를 본다든지, 하다가 새벽 2-3시 쯤에 작가님이 "롤하냐?"라고 여쭤보시면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할지 안할지를 알려드리고 게임을 하며 그 날의 막을 내리거나 침대로 들어갑니다.
Q. 인터뷰 소감
A. 뭐... 재밌는 대답들은 나중에 유퀴즈에서 해야되니까 좀 아껴주겠습니다.
이상 인터뷰 끗.
문의 : sarahitne.kim@gmail.com
인스타 : sarahitne
작가팀 유튜브 : https://youtube.com/@sarahitne.writer?si=HeAflQVZq-3aZdi3
개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qGJk_l1JFFMeYd803OHaYg
작가 포트폴리오 : http://sarahitne.notion.site
책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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